청정공기 내뿜는 '수소트램' 나온다
작성자 최고관리자

현대로템, 철도산업전서 공개

변전소 없이 레일만 깔면 운행
이르면 2023년 국내 도입 가능

수소전기트램 1시간 운행하면
107명 숨쉴 깨끗한 공기 생산

"2040년 디젤車·기관차 사라져
수소전동차·고속철 선보일 것"


이달 16~19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국제철도기술산업전`에서 현대로템이 공개한 수소전기트램 콘셉트 차량. 현대자동차의 수소연료전지와 전기 배터리를 혼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한 번 충전 시 시속 80㎞로 최대 150㎞를 이동할 수 있다.  [사진 제공 = 현대로템]
오염물질 배출 없이 달리면서 청정 공기를 만들어내는 궁극의 친환경 대중교통 수단 '수소전기트램'이 이르면 2023년 국내에 도입된다. 전차선이나 변전소 없이 매립형 레일만 깔면 어디에서나 운행할 수 있어 유럽처럼 승용차와 트램이 함께 도로를 달리는 모습을 한국에서도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현대로템은 지난 16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한 '부산국제철도기술산업전'에 참가해 수소전기트램 콘셉트 차량과 수소 통합 관제 시스템, 수소 통합 충전소·수소추출기 소형 모형 등을 공개하며 수소 사회 구축을 위한 비전을 제시했다. 최근 한국자동차연구원과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울산광역시와 컨소시엄을 구성한 현대로템은 이달 말 산업통상자원부 국책과제 '해외 수출용 수소트램 실증 사업'에도 지원할 계획이다.

18일 현대로템 전시관에서 만난 수소전기트램 콘셉트 차량은 유럽이나 일본 여행에서 만났던 트램과는 사뭇 달랐다. 트램 위에서 차체로 전력을 전달하는 전차선이 없었고, 차축 사이에서 감속기와 모터 등 주요 부품을 빼낸 저상대차 구조로 측면에서 바퀴가 보이지 않았다. 전면부 디자인은 대형 유리창과 디스플레이로 'H' 모양을 형상화했는데, 현대자동차의 수소 전용 대형트럭 콘셉트카 '넵튠'을 떠올리게 했다. 수소전기트램의 전장은 3모듈 기준 21m이며, 전폭은 일반 버스(2.4m)보다 조금 더 긴 2.65m에 달했다. 최대 150명을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넓은 내부공간을 자랑했고 차체 바닥높이가 350㎜에 불과해 노약자나 장애인 등도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실내 천장에는 무드등이 설치됐고 이를 감싸듯이 루프 모양의 '서라운드 LED 디스플레이'를 배치해 감각적이면서 미래적인 디자인을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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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템의 수소전기트램은 현대차 '넥쏘'에 탑재된 수소연료전지와 수소저장탱크, 전기 배터리를 탑재해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구동한다. 오로지 물만 배출될 뿐, 공해물질 배출은 전혀 없으며 구동 과정에서 도심 공기 정화 효과를 낼 수 있다. 현대로템에 따르면 수소전기트램 1편성을 1시간가량 운행하면 약 800마이크로그램(㎍)의 미세먼지를 정화할 수 있으며 성인 107명이 1시간 동안 숨 쉴 수 있는 107.6㎏가량의 청정 공기를 생산한다.

또 수소전기트램은 운행 시 배출되는 물을 휠과 레일 사이에 뿌려 소음저감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15분 만에 수소를 완충할 수 있으며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거리는 150㎞, 최고 속도는 시속 80㎞다.

이원상 현대로템 연구개발실장(상무)은 "전 세계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2040년에는 디젤동차, 디젤기관차가 사라져 찾아볼 수 없을 것"이라며 "수소전기트램은 초기 비용이 높지만 인프라 스트럭처 구축, 유지·보수 비용이 낮고 도심 미관을 해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세계 각국에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로템의 수소전기트램 콘셉트 차량은 이미 창원 일대에서 시험운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에 따라 현대로템은 산업부 국책과제 선정 시 2023년 말까지 수소전기트램을 양산할 계획이다. 트램에 이어 2024년부터는 수소전동차를 개발하고, 2030년까지 수소전기기관차, 수소고속철을 선보인다는 중장기 사업 계획을 세웠다.

한편 현대로템은 네이버 클라우드와 함께 설계한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수소 통합 관제 시스템, 수소 추출기 모형 등을 공개하며 '수소전기트램 통합 플랫폼화' 가능성을 보여줬다. 수소 충전부터 트램 운영, 유지·보수까지 하나로 패키지화해 글로벌 수소 모빌리티 시장을 주도해 나가겠다는 포석이다.

[부산 = 박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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